본문 바로가기
카테고리 없음

퐁 카페의 마음 배달 고양이, 힐링 도서 리뷰

by 잠온 2024. 11. 30.

"퐁 카페의 마음 배달 고양이" 책 표지

 

소개

"퐁 카페의 마음 배달 고양이"는 '시메노 나기'라는 일본 작가의 힐링 판타지 소설로 국내에는  2024년 5월 10일에 발간되었습니다. 총 280페이지로 구성되어 있으며 챕터별로 다른 이야기를 다루고 있어 가볍게 읽기 좋은 책입니다. 이 책은 '후타'라는 치즈 태비 고양이가 저승(파란 세계)과 이승(초록 세계)를 잇는 다리, 퐁(pont) 카페에서 고양이 배달부로 일하는 이야기를 다루고 있습니다. 고양이 배달부는 카페 손님이 만나고 싶은 사람을 적은 엽서를 임무로 할당받아 그 소원을 들어주는 일을 합니다. 후타는 일을 5번 완수하면 초록 세계에 가족을 만나러 갈 수 있다는 것 때문에 이 일을 시작합니다.

 

리뷰

보통 제목이나 소개 글을 보고 책을 고르는 편이라 표지는 중요하지 않다고 생각했었는데 이 책은 표지가 너무 예쁘고 평화로워서 읽게 됐습니다. 표지만 보고 고른 책이라 큰 기대가 없었는데 생각보다 재밌고 감동적인 포인트가 많은 책이었습니다. 특히 고양이 '후타'의 시점으로 이야기가 진행되고 책 제목에도 고양이가 등장하지만, 고양이에 관한 이야기가 아니라는 점이 정말 뜻밖이었습니다. 각 챕터는 후타가 고양이 배달부로서 수행하는 각각의 임무를 다루고 있습니다. 그리고 그 각각의 임무들은 카페 손님들의 사연이 담겨 있습니다. 즉, 사람들의 인연과 관련된 이야기입니다. 각각의 이야기 자체는 특별히 창의적이라고 할 수 없지만 누군가를 만나고 싶다는 마음이 다양한 감정의 형태로 묘사된다는 점이 흥미로웠습니다. 또한 후타의 시점으로 인물들을 묘사하다 보니 이야기에 몰입하더라도 인물들의 사연을 한 발자국 멀리서 볼 수 있었고 덕분에 인물들의 부정적인 감정에 스트레스를 받지 않아도 돼서 좋았습니다.

 

한편, 이 이야기는 후타와 후타의 주인이자 가족인 '미치루'의 이야기이기도 합니다. 바로 앞 문단에서 사람들의 이야기라고 해 좋고 무슨 말인가 싶으실 텐데요. 각 챕터들은 사람들의 사연에 집중하지만, 그 사연을 후타가 관찰하는 이유는 고양이 배달부로서 임무를 완수하고 이승에서 미치루를 만나기 위함입니다. 그래서 늦장 부리지 않고 최대한 빨리 다섯 번의 임무를 완수하려고 노력합니다. 그 결과 에필로그에서는 다섯 번의 임무를 모두 완수한 후타가 미치루를 만나러 가는 장면이 등장합니다. 이 장면에서 아르바이트로 고양이 배달부를 선택하는 후타의 모습부터 임무를 위해 사람들을 관찰하는 중간중간 미치루와 미치루의 부모님을 떠올리던 후타의 모습이 떠오르면서 지난 시간이 모두 이 장면을 위한 여정이었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고양이가 주인공이지만 사람들의 인연, 그리움을 다루고 있는 이야기, 그러면서도 결국 떠나보낸 반려동물에 관한 이야기하는 점이 오묘한 책이었습니다.

 

또한 세계관이 굉장히 엉뚱하면서도 재밌었습니다. 저승과 이승을 다루는 작품들이 아주 많고 사람들에게도 친숙한 만큼 뻔할 수 있는 설정임에도 독특한 설정들이 돋보였습니다. 예를 들어, 저승과 이승이 가까이 존재하고 그 경계 문을 카오스 고양이가 지키고 있다는 설정이 있습니다. 고양이가 왜 문을 지키고 있는지 궁금하신가요? 바로 사후 세계에서는 기본적인 생활에 필요한 잠자리와 음식은 제공되지만 간식이나 장난감 같은 부가적인 것들은 아르바이트로 돈을 벌어야 마련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후타가 고양이 배달부로 일하는 것처럼 카오스 고양이는 경계 문을 지키고, 검은 고양이 '나쓰키'는 마녀 배달부로 취직했답니다. 특히 고양이 배달부는 사후 7개월 동안은 이승에 갈 수 없다는 규칙에 예외로 5개의 임무를 완수하면 주인을 만나러 이승에 갈 수 있다는 장점이 있습니다. 이 밖에도 이승에서 태어나기도 전에 죽은 아이는 저승에서 자란다거나 저승에서는 생전 가장 좋아했던 시기의 모습으로 살아간다는 설정 등 꽤 섬세한 세계관을 엿볼 수 있습니다.

 

단점이 전혀 떠오르지 않는 작품은 정말 오랜만이었습니다. 힐링하고 싶은 분들은 꼭 읽어 보시길 추천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