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카테고리 없음

목소리의 형태, 애니메이션 영화 리뷰

by 잠온 2024. 9. 24.

목소리의 형태 영화 포스터

 

소개

"목소리의 형태"는 2016년 일본에서 개봉한 로맨스/드라마 장르의 애니메이션 영화입니다. 한국에서는 2017년 5월 9일에 개봉된 후 지난 5월 9일에 재개봉했습니다. 이 영화는 오이마 요시토키라는 일본 만화가의 동명 만화를 원작으로 야마다 나오코 감독이 제작했습니다. 상영 시간은 129분(2시간 9분)으로 애니메이션 영화인 것을 고려했을 때 긴 편입니다. 네이버 실관람객 평점 기준 10점 만점에 8.71점으로 나쁘지 않은 평가를 받고 있습니다.

 

줄거리

활발하고 장난기가 많은 소년 '이시다 쇼야'의 반에 청각 장애를 가진 소녀 '니시미야 쇼코'가 전학을 오게 되면서 일어나는 다양한 인간관계를 다루고 있습니다. 장애가 있는 쇼코를 귀찮아하는 아이들의 모습에 쇼야는 쇼코의 보청기를 빼앗는 등 점점 강도 높은 괴롭힘을 가하기 시작합니다. 결국 쇼코의 어머니가 학교에 왕따를 당하는 것 아니냐는 전화를 하게 되고 쇼야는 쇼코를 괴롭힌 주동자로 모두에게 지목당한 후 친구들에게 괴롭힘을 당하기 시작했습니다. 이 영향으로 쇼야는 고등학교 때까지 학교에서 고립되어 있었습니다. 그러던 중 쇼코에게 사과하고자 수화 교실에 찾아간 쇼야가 쇼코와 6년 만에 재회하면서 이야기가 시작됩니다.

 

리뷰

쇼코와 쇼야가 처음 만나는 초등학교 6학년 시절을 보면 쇼코의 주변에 쇼코를 알고 싶어 한 사람이 아무도 없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특히 교사의 무심함이 정말 큰 문제로 느껴졌습니다. 학창 시절 중에서도 초등학교는 아이들이 선생님의 관심과 애정에 유독 예민한 시기입니다. 그렇기에 교사가 청각 장애인을 처음 만나 어떻게 소통해야 할지 잘 모르는 아이들에게 직/간접적으로 방법을 알려주는 것이 중요합니다. 하지만 영화 속 교사는 교과서 읽기에서 다른 아이에게는 핀잔을 주고 쇼코가 뭉개진 발음으로 읽는 것은 그냥 두고 봄으로써 아이에게 반발감을 심어줬습니다. 또한 쇼코를 합창 연습에 아무런 조치 없이 노래하는 역할로 놓아 합창 대회에서 떨어지는 결과를 초래했습니다. 이런 일들이 하나둘 쌓이다 보니 처음에는 낯설고 불편해도 쇼코를 도와주고 대화하려고 노력했던 아이들도 쇼코를 싫어하게 됐습니다. 영화 속에서 '우애노'라는 아이는 쇼코의 괴롭힘이 밝혀져 쇼야가 괴롭힘당하고 친구들과 멀어진 것이 쇼코의 탓이라고 말하지만 저는 오히려 교사의 탓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시간이 흘러 둘이 재회한 고등학교 3학년 시절은 개인적으로 굉장히 당황스러웠습니다. 중간까지만 해도 쇼야가 진심으로 쇼코에게 사과하고 쇼코와 수화로 대화하는 모습을 보면서 이 영화는 쇼야의 성장을 다루는 영화라고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쇼야와 함께 쇼코를 괴롭히거나 방관했던 아이들이 등장하면서 쇼야를 이해할 수 없어졌습니다. 게다가 갑자기 쇼코가 쇼야에게 고백하는 장면이 등장해서 쇼코의 감정선도 이해할 수 없었습니다. 그 와중에 다른 괴롭힘 주동자는 여전히 쇼코 탓을 하고, 방관자는 자기는 말렸는데 괴롭힌 쇼야의 잘못이라는 말만 반복하다가 갑자기 마지막에 모두 만나 화해하고 문화제를 즐긴다는 마무리라니 이해가 전혀 안 됐습니다. 너무 황당해서 다른 사람들의 평가를 찾아봤더니 저처럼 이해가 안 된다는 사람들과 영화를 제대로 안 본 거라며 원작을 보고 오라는 사람들이 싸우고 있더라고요. 정말 제가 제대로 영화를 안 봐서 이해를 못 한 건지 궁금해서 유튜브에 해석 영상을 찾아봤습니다. 그리고 결론을 내렸습니다. 원작은 정말 훌륭한 작품일지 몰라도 영화로써의 이 작품은 실패작이라고요. 해석 영상에서는 '만화 7권을 2시간으로 압축하는 과정에서 쇼코의 심리가 전부 생략되면서 발생한 문제'라고 평가하셨는데, 이 말에 정말 공감했습니다. 쇼야의 심리는 등장하지만 쇼코의 심리는 하나도 나오지 않았습니다. 다른 아이들은 대화를 통해 유추라도 할 수 있지만 쇼코는 아주 짧게 수화만 잠깐씩 하는 장면이 나오고 직접 말하고자 하는 장면도 얼마 없어서 유추조차 어렵습니다.

 

결론적으로 영화는 비추천합니다. 보려면 원작 만화로 보는 것을 추천합니다. 해석 영상을 봤을 때 캐릭터 하나하나가 입체적이고 캐릭터들의 감정선이 굉장히 현실적이었습니다. 그리고 영화의 장르는 로맨스로 소개됐지만 원작은 로맨스가 아니라 왕따와 장애를 정말 심도 있게 잘 다루고 있다는 점도 알다우면 좋을 것 같습니다. 만화는 선호하지 않는 분들은 제가 본 유튜브 '방구석 몽상가' 채널의 '니시미야 쇼코로 알아보는 목소리의 형태의 주제 및 결말해석' 영상을 보는 것을 추천합니다.